지난 어느 여름날 본원으로 두 모녀 분이 찾아 왔습니다.

대전에서 오셨다는 두분은 한참 동안 말없이 앉아서 좀 처럼 말문을 열지 못했습니다.

두 분중 따님(정0숙 41세)께서는 한 눈에 봐도 심신이 몹시 지쳐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한참 시간이 지난후 자초지종을 들어 보니 따님께서 누군가로부터 오랜세월동안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왔다고 합니다.

그로인하여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고, 불면증에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신체적인 이상증세와 사람에 대한 기피증세가 심각한 수준에 있었습니다.

병원과 한방치료를 해도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본원까지 찾아오게 되었으며 기치료나 교육과정을 통해 심신의 치유를 바란다는 두 모녀 분의 간곡한 부탁 말씀이 있었습니다.

마침 여름철이라 밤에는 수련장에서 지내며 주말을 이용해 3박 4일동안 집중적으로 교육수련을 받으며 동시에 기치료를 받겠다고 했습니다.

첫날은 교육수련에 적응을 잘 못해 힘들어 하는 모습이었으나 기치료를 병행하며 시간이 지나면서 빠르게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관조법을 수련하며, 먼저 어떤 상대를 미워하는 마음이 사라졌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마음의 평화를 찾게되면서 몸에서도 서서히 변화가 일어나며 호흡이 안정되고 계속 졸음이 오는 등 치유반응을 나타내고 있었습니다.

교육수련 마지막 날에는 몰라보게 얼굴에 화색이 돌며 말수가 많아지며 같이 오신 모친도 만족해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마음입니다.

사람이 문제점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두가지 마음이 있습니다.

문제점의 원인을 밖에서 찾는 것과 그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 태도입니다.

밖에서 모든 잘못을 찾게되면 해결점은 보이지 않고 점점 미움이나 증오가 증폭됩니다.

잘못의 원인을 '나' 속에서 찾기 시작하면 내부에 있는 미움이나 시기나 증오의 마음이 점차 소멸되는 것입니다.

논어에 "군자구제기 소인구제인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자는 잘못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그것을 남에게서 찾는다 의미를 되새겨 봄직합니다.

정0숙님은 교육을 이수하고 본원을 떠나면서 茶室의 커피 통 옆에 비어있던 사탕 바구니에 달콤한 사탕을 가득채워 놓은 넉넉한 마음과 그 바구니 옆에 아래와 같은 작은 메모를 남겨 놓고 가셨습니다.

정0숙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감사합니다.

 <회원님 전용 茶室>